명절이면

 

부모님 계시는

 

북쪽을 바라본다

 

두 분 다

 

경기도 용미리라는 공원묘지에 모셨다.

 

 

 

북쪽

 

하늘에 그려지는 아버지의 얼굴은

 

구석진 방에서 항상 왼쪽을 바라보며

 

누워 계시던 병들고 초췌한

 

모습이 떠오른다.

 

 

 

남쪽

 

구름위에 그려보는 어머니의 얼굴은

 

앙상한 가지처럼 생기를 잃고

 

침대에 누워 신음하는 절절함으로 떠오른다.

 

모든 게 지나간 세월인데

 

오늘처럼 떠오르는 그 모습들은

 

내가 얼마나 불효자인지를 일깨워주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