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들면 어때
그래도 하늘 바람이 있는데
외로우면 어때
가을 비가 있는데
고독하면 어때
메마른 가지에 붙어 아직은 친구라 부르는 네가 있는데
삶이 지치면 어때
하늘위에 떠 있는 검은 구름이 있는데
마음이 공허하면 어때
강물 위에 떠 있는 종이배가 있는데
슬퍼 눈물 속에 가슴이 젖어 있으면 어때
이것이 삶이라고 하는데
두 어깨 위에 내려앉은 삶의 십자가를 포기할 수 없어
손에 움켜쥔 나만의 사연을 허공에 뿌릴 수 없어
하늘을 세며 별빛을 세어보네
지친 바람사이로 스쳐가는 삶의 향 내음이
추억의 길을 찾아 나서게 하네
자꾸만 지워지지 않는 옛 추억의 영상이
심연의 파고를 치게 하지만
그래도 현실의 눈을 감을 수 없어
늪 속에서 허위적거리는 어린 양 한 마리
하늘을 향해 울부짖으며 절규하네
‘과거가 아니라 현실에서 잃어버린 나를 찾고 싶어!’
외치며 미로의 늪에서 몸부림 쳐 보네
가쁜 쉼을 몰아쉬며
마지막의 삶의 불꽃을 집혀 영혼을 태워보네
갈망의 눈망울 사이로
뿜어내는 생의 거룩한 정기를 모아
‘이대론 포기할 수 없어! 이대론 포기할 수 없어!’
눈물의 메아리 속에 지친 세상을 가슴에 담아보네
자꾸만 주저앉아 거친 숨소리가 나를 지치게 해도
광야의 골고다 십자가를 바라보며
나보다 더 슬픈 영혼으로 방황하는 세상에
심장의 밝은 빛을 비추리
다시 타오를 그날까지